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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볼까요/록

[들어볼까요/음악 추천] 프로그레시브 밴드 Pink Floyd - "Time"

by fakcold 2022. 11. 18.

Dark Side Of The Moon 앨범 커버

I Hate Pink Floyd!!
-  John Lydon -

  펑크 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보컬이자 반체제 주의자 존 라이든의 말. 그에게  1970년대 중반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핑크 플로이드는 상징적인 기득권 밴드였다. 당시 핑크 플로이드의 위상을 알 수 있다. (말은 나쁘게 했지만, 사실 존 라이든 역시 핑크 플로이드의 팬이다.)

 

Pink Floyd 기본 정보

국적 : 영국

결성 : 1965년 (영국 잉글랜드 런던 웨스트민스터)

멤버 :

º 로저 워터스

º 데이비드 길모어

º 시드 바렛

º 리처드 라이트

º 닉 메이슨        

데뷔 : 1967년 3월 11일 (싱글 Arnold Layne)

데뷔 앨범 :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해체 : 1995년

재결성 :

º 2005년 (공연)

º 2007년 (시드 바렛 추모 콘서트)

º 2012~2014년 (음반)

º 2022년(우크라이나 헌정곡 Hey Hey Rise Up 녹음)

리더 :

º 시드 바렛 (1965~1968)

º 로저 워터스 (1970~1985)

º 데이비드 길모어 (1985~1995)

 

"역사상 가장 철학적이었던 밴드"

 

디스코그래피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A Saucerful of Secrets More Ummagumma Atom Heart Mother
Meddle Obscured by Clouds The Dark Side of the Moon

Wish You Were Here

Animals
The Wall

The Final Cut A Momentary Lapse of Reason The Division Bell The Endless River

☆ : 3대 명반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 영역은 시이키 델릭 록, 프로그레시브 록, 아트 록, 앰비언트 뮤직 등으로 정리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하위 장르로 포괄할 수 없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기에, 그들의 음악을 담기에 부족한 범주인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Time"

"햇살을 쬐며 누워 있는 것도, 집에서 마냥 비를 보고 있는 것도 지겨워졌어
넌 젊고, 인생은 길고, 또 오늘도 써야 할 시간이 있지
그리고 어느 날 문득 10년이 가 버렸다는 걸 알아차리네
아무도 언제 달려야 할지 알려주지 않았기에, 넌 출발 신호를 놓친 거야

그리고 넌 달리지
태양을 따라잡기 위해 달리지만, 해는 이미 지고 있어
계속해서 너를 앞질러 달리고 있어
태양은 비교적 항상 똑같지만, 너는 더 늙어버렸지
숨은 더욱 가빠오고, 죽음은 하루 더 가까워지네"
("Time" 가사 中)

 

록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자 총 4350만 장이 팔린 스테디셀러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에 수록

 

기타 월드 선정 100대 기타 솔로 명곡 21위

 

  "Time"은 혼란스러운 시계 소리들의 중첩 속에 시작됩니다. 자명종 소리, 알람 소리, 시침, 종소리 등이 어지럽게 귓가에 울리다 멎습니다. 이내 달리는 사람의 심장박동을 닮은 퍼커션과 웅장한 베이스, 오르간이 펼쳐집니다. 음향의 폭이 상당히 광활하여 머리에 황량하고 너른 풍경들을 연상시킵니다. 이는 어떤 이에게는 황홀하게, 또 어떤 이에게는 공포심을 유발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전주가 끝나고 무게감 있는 드럼 필과 함께 거친 데이비드 길모어의 보컬이 시작됩니다. 이후 유려하게 진행되는 벌스에서는 반항적 목소리 톤과 청자에게 회의감을 불러일으키는 구간 반복적 멜로디가 인상적입니다. 이때 깔리는 경쾌한 일렉트릭 기타와 탁한 베이스 사운드 역시 곡을 한층 풍부하게 만듭니다. 브리지에서는 알앤비스러운 코러스가 중후하게 깔리며, 전체적인 악기들 역시 볼륨이 낮아집니다. 자연스레 닉 메이슨의 드럼이 잔잔한 리듬을 형성합니다.

 

  중반부 데이비드 길모어의 기타 솔로는 이 곡의 대미를 장식합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답게, 염세적이고 허무주의적인 곡의 성격을 가히 완벽에 가깝게 연출합니다. 이후 다시 보컬이 등장하고 후반부에는 임종이 다가왔음을 알리듯 모든 음악적 요소가 하향합니다. 음량은 줄어들고 템포는 느려집니다.

 

  핑크 플로이드의 각 앨범이 뮤지컬로 만들어진 하나의 인생이라면, 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담고 있습니다. “Time”’은 이러한 핑크 플로이드의 철학적인 음악 성향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곡 중 하나입니다

 

"Time" 가사

 

  가사는 매우 직설적입니다. 부질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에 대해, 열심히 달렸지만 이미 져버린 해에 대해. 그들은 우리가 결국 죽어 사라지는 인간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다만 이 곡에서의 인생은 거시적 관점에서의 인생을 뜻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핑크 플로이드의 작법에 따라 인생의 미시적인 한 시점을 뜻할 가능성이 큽니다. 누군가에게는 뜻 없이 지낸 젊은 시절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은퇴 후의 여유로운 흘려보내는 시절일 수 있습니다.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 예술의 정점에 서 있는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은 정확한 의미를 찾기보다 가사를 음미하며 각 문장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감정을 상기시키는지를 떠올려본다면, 이 또한 좋은 예술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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