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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볼까요

[책 리뷰] B.A. 패리스 - "테라피스트"

by fakcold 2022. 12. 20.

  "비하인드 도어", "딜레마", "브링 미 백" 등으로 심리 스릴러 부문에서 큰 사랑을 받는 B.A. 패리스의 "테라피스트" 리뷰입니다. 서평과 함께 간단한 줄거리와 인상깊게 읽은 구절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소설 테라피스트 북 커버

"테라피스트" / B.A. 패리스

"그녀가 내게 키스하려고 몸을 기울이면서 내 귀에 대고 뭐라고 속삭인다.
  내가 놀라서 몸을 뒤로 뺀다. "네?"
  로나 아주머니가 또다시 진주 목걸이로 잽싸게 손을 올린다. "작별 인사나 하려던 건데." 당황한 듯 보인다. "내가 괜히 안았나 봐요. 부모님과 언니 얘기에 그만......" 아주머니가 말끝을 흐린다.
  "아니,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는 또......"
  로나 아주머니가 뒤로 물러나며 문을 연다. "잘 가요, 앨리스."

  현관문을 닫고 나오는데 불안감이 엄습한다. "아무도 믿지 말아요." 로나 아주머니가 정말 나를 안으며 그렇게 속삭였을까, 아니면 내가 착각한 걸까? 내가 착각한 게 틀림없다."

P.155
"그녀의 긴장감이 방 안에 퍼진다. 나는 펜을 집어 메모지에 '완벽'과 '불행'이라고 쓴 뒤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뭐라고 했는지 아시나요? '행복은 나비와 같다. 쫓으면 쫓을수록 더 멀리 도망가버린다. 하지만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절로 날아와 어깨 위에 사뿐히 앉을 것이다.'"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안심한다. 이 구절은 언제나 먹힌다.

P.184

줄거리

  테라피스트는 번역가인 주인공 앨리스가 애인 레오의 권유로 함께 동거하게 된 런던의 고급 주택 단지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들을 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선 동네에서 이웃 주민들은 웃고 있지만 앨리스에게 무언가를 감추는 듯 어색했고, 더불어 집들이 파티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으로부터 이사 온 집이 살인사건이 벌어진 장소임을 듣게 됩니다. 또한 죽은 피해자의 이름이 어릴 적 사망한 자신의 친언니와 동명인 것을 알게 됩니다. 

 

  이후 자신에게 살인사건을 감춘 이웃 주민들은 물론 신뢰했던 애인 레오마저 불신하게 되는데, 결국 앨리스는 아무도 믿지 못한 채 홀로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파면 팔수록 의문뿐이고 주위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하죠. 

서평

  추리 소설을 좋아하진 않지만 재밌게 읽었습니다. 반전을 위해 알듯 모를듯 애매모호한 인간의 특성을 캐릭터마다 잘 부여해 놓아서 주인공 앨리스와 함께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며 읽기 좋았습니다.

 

  또한 이웃이란 공동체 속에서 앨리스의 소외감을 매우 잘 표현했습니다. 구성원들은 부부, 조깅 클럽, 요가 클럽, 차 모임 등으로 각자 유대를 형성하지만 앨리스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죠. 그 와중에 믿고 지낸 애인 레오마저 커다란 비밀을 숨기고 있으니 같은 공간에서 앨리스와 독자의 불안감은 자연스레 증폭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다음으로 좋았던 점은 각 인물의 성격이 매우 입체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원래 인간이 그렇듯, 누구 하나 집어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을 흑백 논리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소설 속 모든 인물에게서도 이기적인, 상냥한, 악함, 선함이 매우 적절하게 배분되어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웠습니다. 

 

  어렵지 않아 누구나 편하게 읽기 좋은 추리 소설이었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추리 소설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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